
[ 한국미디어뉴스 김홍철 기자 ] 5월의 통영은 한 가지 색깔로 정의하기 어려울 만큼 다채로운 매력을 품고 있다.
따스한 햇살 아래 빛나는 쪽빛 바다, 문학과 예술이 깃든 공간, 밤바다에 흐르는 선율까지. 특히 최근 MBC ‘놀면 뭐하니?’와 SBS ‘미운 우리 새끼’ 등 여러 방송에 소개되면서, 방송 속 장면을 따라 도시를 둘러보는 재미도 더해졌다.
5월 연휴, 통영을 가장 알차게 누릴 수 있는 여행 가이드를 제안한다.
[AM 08:30] 서호시장의 아침: 향토 먹거리로 깨우는 미각
통영 여행의 시작은 이른 아침부터 활기를 띠는 서호시장에서 열어도 좋다.
이곳의 아침은 새벽을 지나온 어민과 상인들의 움직임, 골목마다 피어나는 음식 냄새로 가득하다.
통영 사람들의 허기를 달래주던 향토 음식들은 이제 통영을 찾는 이들이 일부러 찾아 맛보는 별미가 됐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음식은 ‘우짜’다.
이름 그대로 우동과 짜장이 더해진 별미로, 우동 위에 짜장 소스를 얹고 고춧가루와 단무지 등을 곁들여 칼칼한 맛을 더한다.
특별히 화려한 음식은 아니지만, 우동과 짜장 사이에서 탄생한 따뜻한 한 그릇에는 통영 사람들의 식문화와 추억이 담겨 있다.
쌀이 귀하던 시절 말린 고구마로 끓여 먹던 빼떼기죽은 이제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여행객에게 사랑받고 있다.
여기에 시락국 한 그릇을 더하면 통영의 아침은 한층 든든해진다.
최근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에서 서호시장 우짜와 빼떼기죽이 소개되면서, 방송 속 장면을 따라 시장을 찾는 재미도 더해졌다.
우짜는 “자극적인 짜장 맛은 아닌데 계속 당기는 신기한 맛”이라는 반응을 얻으며 눈길을 끌었고, 빼떼기죽도 통영 향토 음식의 매력을 보여주는 메뉴로 함께 소개됐다.
[AM 10:00] 미륵산의 조망: 하늘 위에서 마주하는 다도해의 비경
아침 식사 후에는 미륵산으로 향한다.
통영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는 동안 창밖으로는 한려수도의 섬과 바다가 차례로 펼쳐진다.
곤돌라 안에서 마주하는 다도해 풍경은 푸른 바다와 점점이 떠 있는 섬, 항구와 산자락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상부 역사에서 전망대까지 이어지는 짧은 산책로를 걷다 보면 하늘과 바다가 경계 없이 맞닿은 듯한 풍경을 만난다.
사방으로 트인 전망 속에서 바다와 섬, 도시와 항구가 하나의 장면으로 이어지고, 5월의 맑은 공기는 그 윤곽을 한층 선명하게 만든다.
이곳에서 내려다본 바다와 도시의 풍경은 이후 이어질 문학과 예술의 여정을 자연스럽게 예고한다.
[PM 12:00] 통영의 맛: 바다 향 머금은 통영의 진미
점심에는 통영을 대표하는 음식을 만날 차례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메뉴는 충무김밥이다.
맨밥을 김에 작게 말아내고, 아삭한 섞박지와 오징어무침을 따로 곁들이는 단출한 구성이 특징이다.
한때 여객선 이용객들의 점심 메뉴로 알려진 충무김밥은 지금도 통영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대표 별미다.
제철의 맛을 원한다면 멍게비빔밥과 멸치쌈밥도 좋은 선택이다.
향긋한 멍게와 채소, 밥이 어우러진 멍게비빔밥은 바다의 싱싱함을 전하고, 남해안 멸치를 쌈과 함께 즐기는 멸치쌈밥은 소박하지만 깊은 맛을 낸다.
봄철 도다리쑥국이 계절의 입맛을 깨웠다면, 5월에는 멍게와 멸치가 통영의 식탁을 채운다.
식사 뒤에는 통영의 대표 간식인 꿀빵으로 입가심을 해도 좋다.
중앙시장과 항구 주변을 걷다 보면 통영의 손맛과 달콤한 간식을 두루 만날 수 있다.
[PM 14:00] 인문학 산책: 박경리의 문학과 전혁림의 색채
오후에는 통영의 문학과 예술을 따라 걷는다.
그 중심에는 최근 새롭게 단장한 박경리기념관이 있다.
통영시는 박경리 작가의 삶과 문학세계를 보다 깊이 있게 전달하기 위해 전시 공간을 전면 개편하고 지난 4월 14일 재개관했다.
전시는 작가의 유년기부터 주요 작품 활동까지 현대적 감각으로 재구성했으며, 특히 소설 ‘김약국의 딸들’ 전시 공간은 입체적인 연출을 통해 관람객을 소설 속 통영으로 안내한다.
박경리기념관은 문학을 읽는 공간을 넘어서, 통영이라는 도시가 작가의 문학세계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보여주는 인문학적 여행지다.
올해는 박경리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5월 4일에는 박경리 기념관에서 ‘박경리 문학과 통영’을 주제로 통영학술대회가 열리고, 5월 5일에는 박경리 선생 묘소에서 제18주기 추모제와 백일장 등 문학 행사가 이어져 기념관 방문의 의미를 더한다.
통영 문학을 만난 뒤에는 전혁림의 색채를 따라가도 좋다.
전혁림미술관은 건물 외벽부터 작품처럼 다가오는 곳으로, 강렬한 원색의 작품들은 통영의 섬과 바다, 바닷사람들의 삶을 예술로 풀어낸다.
그 색채는 미술관을 넘어 도시 속으로도 이어진다.
통영시는 고 전혁림 화백의 작품 ‘풍어제’를 통영대교 아치에 입혀, 통영대교를 바다 위 예술작품이자 도심 속 열린 미술관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만선과 선원의 안녕을 기원하는 ‘풍어제’는 통영의 푸른 바다와 다도해의 섬, 바닷사람들의 삶을 강렬한 색채로 담아낸 작품이다.
[PM 18:30] 다도해의 낙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
해 질 무렵 목적지는 미륵도 남단의 달아공원이다.
달아공원은 통영을 대표하는 낙조 명소로, 다도해의 섬들이 겹겹이 펼쳐지는 풍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달아공원에는 높이 7m의 수직형 전망대가 새롭게 마련돼, 한려수도의 바다와 섬을 보다 시원하게 바라볼 수 있다.
달아공원은 2018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9주기 추모글에서도 언급된 장소다.
해당 글에는 노 전 대통령이 통영의 바다를 사랑했으며, 제승당 앞 한려수도와 달아공원에서 바라보는 바다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라고 말했다는 회고가 담겼다.
그 문장을 떠올리며 마주하는 달아공원의 낙조는 통영의 바다를 조금 더 깊게 바라보게 한다.
다도해 사이로 해가 내려앉고, 섬들의 윤곽이 서서히 어두워지는 시간은 통영 여행의 여운을 오래 남긴다.
[PM 19:30] 강구안의 밤: 정취를 더하는 야경과 통영식 미식
통영의 밤은 강구안에서 깊어진다. 항구를 따라 불빛이 켜지고 해상무대에 음악이 흐르면, 낮과는 다른 통영의 표정이 드러난다.
대한민국 제1호 야간관광 특화도시 통영의 밤을 대표하는 ‘2026 강구안 나이트 프린지, 투나잇 통영 즐거울 樂’은 음악과 야경, 먹거리와 체험이 어우러진 대표 야간관광 콘텐츠다.
행사는 5월 2일 오후 5시부터 9시 30분까지 강구안 해상무대와 강구안 문화마당 일원에서 열린다.
이날 해상무대에서는 첼로와 가야금이 어우러진 크로스오버 듀오 ‘첼로가야금’이 강구안의 밤을 채울 예정이다.
동서양의 악기가 만들어내는 선율은 바다 위로 번지며 통영의 밤에 특별한 분위기를 더한다.
여행 마무리는 강구안에서 이어가도 좋다.
대표적인 선택지는 다찌다.
술을 주문하면 계절 해산물과 다양한 안주가 차려지는 다찌는 통영만의 독특한 음식문화다.
정해진 메뉴보다 그날의 바다와 주인장의 손맛에 기대는 한 상은 통영 여행의 마지막을 더욱 풍부하게 만든다.
여정에 더하면 좋은 체험형 관광
여유가 있다면 카트레이싱과 루지, 요트 등 체험형 관광 콘텐츠를 더해도 좋다.
탁 트인 전망을 배경으로 즐기는 액티비티는 가족, 연인, 친구 단위 여행객에게 활동적인 재미를 보탠다.
5월의 통영은 시간마다 다른 표정을 보여준다.
이른 아침 서호시장에서 시작한 하루는 한려수도의 조망과 달아공원의 낙조를 지나 강구안의 음악과 미식으로 이어진다.
놀거리와 볼거리, 먹거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통영은 이번 연휴 오래 머물고 싶은 여행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