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미디어뉴스 이원영기자]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이 청년들에게 국정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청년인턴십’ 사업이 인력 미스매치와 기회 불균형 문제를 낳고 있다. 모집 공고가 특정 시기에 집중되면서 여러 곳에 중복 합격한 인원이 본인 선호도에 따라 임용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일자리가 필요한 다른 청년의 기회가 줄어드는 ‘일자리 병목 현상’이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3월과 4월 주요 정부 기관들은 청년인턴 모집 공고를 동시에 내고 있다. 이에 취업 준비생들은 다수 기관에 지원하는 ‘문어발식 지원’을 합격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 국세청은 4월 말 공익법인 출연재산 보고 업무 지원 인턴을 모집 중이며, 관세청은 수출입 통관 행정 및 관세 실무 지원 인턴을 모집하고 있다. 재외동포청은 ‘2026 동포기업 현지 파견 인턴십’을 공고했으며, 경기도교육청,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도 에너지 위기 대응 및 행정 지원 인턴을 동시에 모집하고 있다.
모집 시기 중복에 따른 주요 문제점은 ‘기회의 사유화’다. 우수 지원자가 여러 기관에 동시에 합격한 후 한 곳을 선택하면 나머지 기관에서는 즉시 결원이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탈락 통보를 받은 청년들은 면접 기회 자체를 갖지 못하는 상황이 된다. 기관들은 임용 포기자가 발생할 경우 예비 후보자 재호출이나 재공고를 진행해야 하며, 이로 인해 행정력 낭비와 업무 공백이 발생해 공공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진다.
행정 전문가들은 청년 일자리 기회의 공정한 배분을 위해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인사혁신처 등 주무 부처가 청년인턴 채용 정보를 통합 관리해 중복 지원 및 합격 현황을 실시간 파악하고 조정할 수 있는 ‘범정부 통합 채용 관리 시스템’ 구축이 요구된다. 또한, 모든 기관이 1분기에 모집을 집중하지 않도록 부처별로 상·하반기 또는 분기별 모집 시기를 나누는 ‘모집 시차제’ 도입이 대안으로 제기된다.
아울러 행정 지원 등 공통 직무의 경우, 정부가 일괄 채용 후 각 부처로 배치하는 방식을 통해 지원자 부담을 줄이고 행정 효율을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취업 준비생은 “가고 싶었던 부처에 떨어졌는데, 나중에 합격자가 다른 기관으로 가면서 빈자리가 생겼다는 소식을 들으면 허탈하다”며 “정부 기관 간 일정 조율을 통해 더 많은 청년에게 실질적 기회가 제공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청년들에게 국정 경험을 제공하는 취지를 살리기 위해서는 채용 인원 수에만 집중하지 않고 채용 과정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담보할 행정 가이드라인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