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미디어뉴스 이원희 기자 ]한국에서 건강한 풀뿌리 신문을 찾아보기 힘들다. 언론 산업 전반의 위기 앞에서 풀뿌리 언론을 포함한 지역신문도 예외가 아니다. 오히려 한국처럼 수도권 중심적인 사회에서 지역신문은 위기에 더 취약하다.
그런데도 한편에서는 언론 매체 전반의 양적 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다른 한편에서는 언론의 품질 하락을 포함한 언론 산업의 위기를 이야기하고 있다.
그 이유 중 하나는 2000년대 들어 디지털 환경이 뉴스 유통 체제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포털을 통한 뉴스 소비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면서다. 지역신문은 디지털 환경에 대응할 수 있는 물적·인적 토대를 어느 정도 갖춘 전국 일간지에 비해 규모가 작고 열악하다.
이러한 가운데 네이버, 다음 등 포털의 언론사 신규 입점을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현재 운영을 거의 중단하면서 지역 언론사들이 위기 극복을 위해 그나마 희망을 걸었던 포털 입점마저 원천 봉쇄된 상황이다.
게다가 유튜브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의 등장과 확산이 지역신문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하지만 지역 언론이 지역 내 공론장의 기능을 제공하고 지역 민주주의에 기여할 수 있으며 그러해야 한다는 규범적 당위는 쉽게 해체되지 않는다.
지금 지방신문사의 중추적인 역할은 편집국을 통해서 이루어지고 있다. 편집국은 원래 신문 제작만 제대로 수행한다면 기업으로서 매출과 순이익이 얼마를 기록하는지에 대한 책임이 없다.
그러나 신문산업이 위기를 맞으면서 지역신문은 현실적으로 회사의 수익에 편집국이 관여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인천 동구도 마찮가지로 화도진 축제(9월5일부터 9월7일)에 지역신문에 많은 광고 비중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런 점이 편집국의 고유적인 업무를 벗어나는 것이라는 안타까운 생각이면서도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다. 회사의 수익성 악화는 인원 감축, 열악한 업무 환경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콘텐츠 품질과 경쟁력 약화라는 결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지방자치단체와의 관계는 광고뿐 아니라 보도에도 영향을 미쳐 주로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보도자료 중심으로 취재가 이뤄지고, 신문 기사는 획일화되고 있다. 독자적인 기획 탐사 보도와 차별적 기사 생산, 보도 품질 향상을 위해서는 인력이 필수지만 투자 여력도, 충원할 인력 구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신문을 제작하면서 새로운 사실에 관한 내용도 없이 보도하는 일은 부끄러운 일이다. 독자적인 취재가 없이 뉴스를 낸다는 일이 어떤 조건에서 가능한지 심각한 반성이 뒤따른다. 통신사를 인용해서 보도할 수밖에 없을 때, 타 언론사의 보도 자체가 새로운 뉴스거리가 될 때, 편집국의 책임자는 그 책임에서 고민을 벗을 수가 없다.
그리고 언제나 내용적 공정성의 최소한을 지켜야 한다는 강박도 항상 안고 기사를 다룬다. 고발 기사나 계도성 기사를 보도할 때, 해당 사항을 보도함으로써 영향을 받을 이해당사자의 의견이 바로 그 뉴스에 적절하게 포함되었는지 즉, 반론권을 주었는지 살피는 것도 중요하다.
취재원을 인격적으로 대우하고, 다른 이해당사자와 견주어서 공정하게 대접하는 방식으로 취재했는지 확인해야 한다. 특히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서 기사를 작성했는지를 검토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기자들 역시 지역 언론의 존재 이유로 ‘지역의 기록자’, ‘지역민의 대변인’, ‘중앙 언론의 프레임에 대항하는 지역 이해의 수호자’라고 인식해야 한다.
우리는 또 한 번의 정치적 격동기를 맞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하루빨리 벗어나 나라가 정상화되도록 지역 여론의 중심에서 바른 자세로 가야 한다는 신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래저래 난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