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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 평 ]<인천 동구의 유일한 섬 ‘물치도’, 공공 매입만이 유일한 대안이다>

인천 동구의 유일한 섬이자, 시민들의 추억이 서린 ‘물치도(구 작약도)’가 법원 경매 시장에 나온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는 단순히 사유지 하나의 거래 문제가 아니다. 인천 해양 주권의 위기이자, 지역 행정의 무관심이 빚어낸 참사다.

 

우리는 지난 30년간 물치섬이 겪은 ‘비운의 역사’를 똑똑히 기억한다. 1975년 유원지로 도시계획이 결정된 뒤, 개발 계획을 앞세운 민간 세력의 손을 타며 섬은 방치됐고, 막대한 빚더미에 올라앉아 경매에 부쳐지는 악순환이 되풀이되었다. 이번 경매 역시 이 섬이 기획부동산의 먹잇감이 되어 ‘폭탄 돌리기’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이제는 이 비극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해법은 명확하다. 인천시와 동구가 즉각 ‘공공 매입’에 나서는 것이다.

 

첫째, 민간 개발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며 공공 관리만이 해법이다. 물치섬 전체 면적 72,923㎡ 중 약 15%에 달하는 10,975㎡는 기재부와 해수부 소유의 국유지다. 섬 곳곳에 국유지가 포함된 상황에서 민간 주도의 개발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구조다. 그런데도 이를 방치하는 것은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고, 섬을 흉물로 썩히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민간의 영역에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공공이 매입하여 시민의 품으로 돌려주는 것이 행정의 기본 책무다.

 

둘째, 물치섬 없는 ‘제물포 르네상스’는 허울뿐인 구호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원도심 부흥을 위해 ‘제물포 르네상스’를 천명했다. 하지만 정작 제물포 앞바다의 보석 같은 유일한 섬이 투기판을 떠돌도록 방치한다면, 그 정책의 진정성을 누가 믿겠는가.

 

셋째, ‘해양 친수 도시’의 미래를 위해 지금 결단해야 한다. 월미도와 물치섬을 잇는 해양 생태·관광 벨트는 동구와 중구를 아우르는 인천의 미래 자산이다. 헐값에 팔려나가는 지금이 역설적으로는 인천시가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시민들에게 해양 공원을 선물할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물치섬은 누군가의 사유재산이기 이전에, 300만 인천 시민과 동구 주민이 공유해야 할 소중한 자연 유산이다. 인천시와 동구청은 더 이상 "사유지라 개입이 어렵다"는 소극적 태도 뒤에 숨지 말라. 즉각적인 현황 파악과 함께, 물치섬을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지켜내기 위한 공공 매입 절차에 착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5년 12월 23일

제물포주권포럼 대표 허 인 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