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미디어뉴스 이원영 기자 ] 노숙인과 취약계층 시민들에게 인문학 수업을 통해 희망과 자존감을 심어주고 있는 ‘희망의 인문학’이 한 발 더 나아가서 든든한 사회의 일원으로 자립하고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서울시는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들이 직접 운영하는 집밥 음식점 ‘정담(情談)’이 서울역 인근에 문을 열고, 지역주민과 직장인들에게 따뜻한 한끼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정담’은 서울시 취약계층 창업사업단이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창업지원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동행스토어’ 1호다.
‘정이 담긴 진심 어린 이야기’라는 의미의 ‘정담(情談)’은 참여자들이 재기를 위해서 노력하고 진심으로 음식을 만든다는 의지를 담았으며, 희망의 인문학 수료생 중 조리사 등의 경험이 있는 총 5명이 직접 운영하게 된다.
참여자들은 실직과 알코올 중독, 사업 실패, 이혼·가족해체 등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지고 있는데, 인문학을 통해 희망을 품고 가족과의 재결합이나 자활기업으로의 독립을 꿈꾸고 있다.
메뉴도 ▴힘내라! 보양식 같은 뚝닥뚝닭(뚝배기닭볶음탕) ▴속상한 마음을 위로하는 ‘토닥토닭’(토마토 닭볶음요리) 등 응원과 위로를 담아 구성했다.
수료생들은 창업 전 자활작업장으로 조성된 서계동 청파언덕집에서 전문 셰프 지도 아래 조리교육과 서울신용보증재단 창업아카데미, 현장 멘토링 등을 통해 경험을 쌓았다. 또한 직접 발품을 팔며 시장조사를 하는 등 탄탄한 준비과정을 거쳤다.
청파언덕집(서계동 33-232번지)은 행정안전부 특별교부세를 지원받아 ▴1층 식당(주방 및 홀) ▴2층 커뮤니티공간 ▴3층 프로그램실(인문학 등) 등을 조성했다. 음식점 및 카페창업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인문학 수강생과 수료자들이 자립을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다.
교육은 푸드앤컴퍼니의 박소진 셰프가 직접 진행했고, 멘토링은 강철 대표가 운영 중인 가이오국수 등에서 총 15회 이뤄졌다.
'16일 오세훈 시장 등 후원자들 한자리에서 모여 점심 식사… 응원‧덕담 전해'
16일 오후 12시에는 동행스토어 1호점 ‘정담’ 개업에 도움을 준 재능기부자와 후원자를 비롯해 ‘희망의 인문학’ 교수와 동기생을 초대해 감사의 마음을 듬뿍 담아 따뜻한 식사 한 끼를 대접하는 ‘감사의 식탁’을 진행했다.
이날 ‘감사의 식탁’에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창업지원금을 후원한 신한은행의 이정빈 경영지원그룹장, 인테리어 설계 재능기부에 참여한 탈건축사사무소 서지영 대표와 문주현 디자이너 등이 참석했다.
신한은행은 (사)전국은행연합회의 사회공헌 플랫폼 ‘뱅크잇’ 캠페인을 통해 1억58만원을 모금, 창업사업단에 전달했다.
과거 ‘희망의 인문학’ 자원활동가가 속한 탈건축사사무소는 인테리어 설계 재능기부와 시공자 연결을 해주어, 지금의 공간이 탄생했다. LGU+는 동행스토어 홍보를 함께하며 동행의 가치를 알리는데 힘을 보태기로 했다.
오 시장은 식사 전 참석자들과 함께 희망트리에 응원메시지를 달고, 함께 점심을 먹으며 수료생들에게 덕담과 새로운 시작을 거듭 응원했다.
함께 식사를 한 박모씨는 “희망의 인문학 수업을 듣고 있는데 수업 시간 내내 웃음이 떠나지 않고, 토론식으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스트레스가 다 풀린다”고 말했다. 또 수료생인 이모씨는 “단순한 교육을 넘어 살아가야할 길을 알려주는 것 같다”며 희망의 인문학 수업에 대해 감사를 표했다.
서울시는 올해 초 희망의 인문학 수료자를 대상으로 동행스토어 사업을 시작했다. 수료자 중에서 조리사‧바리스타 등 관련 분야 유경험자와 자격증 취득자들을 중심으로 공동체 형태의 창업을 지원하는 것으로 일회성 지원을 넘어 지속가능한 자립모델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동행스토어는 일정 기간 참여 후 참여자가 개별 창업으로 독립하면 또 다른 수료자가 그 자리를 새롭게 채워서 창업 경험을 익혀나가는 프로그램이다.
'동행스토어 2‧3호점도 곧 개점… 창업지원으로 지속가능한 자립형 복지모델 제시'
이달 안에 영등포보현종합지원센터 입구 건물에 ▴2호점 ‘내 생애 에스프레소’와 내년 1월 서울역 인근에 ▴3호점 뜨개질 카페 ‘이음’을 개점 예정이다.
한편 노숙인과 취약계층이 자존감을 회복하고 지역사회에서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희망의 인문학’은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4,485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이후 약 10년간 중단됐다가 2022년 다시 시작돼 올해까지 2,721명(’22년 303명, ’23년 696명, ’24년 889명, ’25년 833명)을 대상으로 수업을 시작, 총 7,206명의 인문학 동문을 만들어냈다.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가 말하는 약자와의 동행은 ‘누군가의 도움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가는 주체로 서는 것’”이라며, “취약계층이 스스로 변화를 만들고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뿌리 내릴 수 있는 정책을 꾸준히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희망의 인문학은 서울시 약자동행의 가장 상징적 사업”이라며 “여러분이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는 모습이 좋은 메시지가 되고 우리 사회에 어렵고 힘든 경험을 하고있는 분들에게 희망을 주고 변화를 주는 단초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