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미디어뉴스 이원희 기자 ]
님비(NIMBY)는 '내 뒷마당엔 안 돼(Not In My Back Yard)'라는 말의 약어(略語)다. '내가 사는 지역엔 혐오 시설이 들어올 수 없다'는 거부 의사를 의미한다.
님비 현상은 공공의 이익으로 볼 땐 꼭 필요한 시설이지만 '자신의 지역엔 받아줄 수 없다'는 유치 반대 행동으로 보면 된다.
대표적인 혐오 시설로는 쓰레기 소각장, 장애인·노숙자 시설, 화장 시설, 발전소, 버스 차고지 등이 있다. 이유도 땅값, 치안, 생활환경, 정서 등 다양하다.
1987년 미국 뉴욕 근교 아이슬립에서 배출된 쓰레기 처리를 위한 후보 지역의 주민들이 외친 말에서 유래됐다.
AI 시대 핵심이자 필수 시설인 '데이터센터'도 님비 취급을 받는 분위기다. 유치 경쟁도 벌어졌던 시설인데 기피(忌避) 시설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데이터센터 없는 AI 세상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수요가 엄청나게 늘고 있지만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실제로 미국 일부 지역에선 데이터센터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며 반발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전력과 냉각수 사용량이 어마어마해 지역의 전기와 물을 엄청나게 소비하는 데다 소음 공해 등 생활 불편도 크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가뜩이나 전기가 부족한 수도권에 몰려선 안 된다'는 등 수도권 건립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데이터센터를 필요로 하는 기업들이 수도권에 몰려 있다 보니 수도권 중심으로 들어서고 있어서다.
전자파·소음·발열 등 건강상 우려, 재산 피해 등의 이유로 건립 반대나 공사 지연·중단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이 우주 공간에 데이터센터를 구축(構築)하려고 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5월 세계 최초로 우주 데이터센터용 위성을 지구 저궤도에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력과 국가 생존이 달린 글로벌 AI 전쟁에서 살아남고, 세계 3대 AI 국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데이터센터는 필수다.
그런데 혐오 시설로 낙인(烙印)찍히면 건립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어 딜레마다. 데이터센터가 님비 시설이 되는 사태를 막기 위해선 선제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불안감 및 오해 해소는 물론 유치 지역 혜택 정책에서부터 전력, 냉각수 공급 전략까지 계획을 구체적이고 꼼꼼하게 수립해야 한다. 아니면 중국처럼 우주 공간에 구축하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