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랜 역사와 현대가 공존하는 북촌, 조선시대 순라청 서쪽에 위치한 서순라길까지 전통을 간직한 거리에는 관광객과 MZ 세대로 북적인다. 소위 ‘핫 플레이스’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이곳은 잊힌 과거와 현재를 잇는 통로이자,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공간이다.
북촌을 지나 고즈넉한 돌담길의 서순라길을 걷다 보면, 이곳이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발자취가 서린 길임을 깨닫게 된다. 북촌의 덕성여고 앞길은 ‘여성 독립운동가의 길’로 지정되어 덕성학원 설립자 차미리사 선생과 학생들의 민족 교육 및 항일 운동 정신을 기리고 있다. 또한, 북촌과 이어진 종로 연지동 일대에는 ‘김마리아 길’이 조성되어 독립운동가 김마리아 열사의 발자취를 따라가 볼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인천 역시 개항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대한민국의 중요한 역사가 담겨 있다. 그중 1919년 당시 만국공원이라 불렸던 자유공원은 한성 임시 정부의 초석이 되었던 13도 대표자 회의 집결지이며, 계양구에 위치한 황어장터는 3.1운동이 있던 해 인천 지역 최대 규모의 만세운동이 일어났던 곳으로서 이를 기념하기 위한 황어장터 3.1만세 운동 기념관이 있다.
이렇듯 우리 일상 곳곳에는 광복의 기억이 스며 있고, 이를 잊지 않으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언젠가 광화문 광장에서 ‘우리는 손을 잡고 어둠을 헤엄치고 빛 속을 걷는다’라는 시의 한 구절을 마주했을 때, 자연스럽게 광복이 떠올랐다. 지금 우리의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해준 날, 8월 15일은 우리 민족이 손을 잡고 헤엄쳐 온 긴 어둠의 끝에서 마침내 빛을 되찾은 날이기 때문이다.
올해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더 뜻깊은 해이다. 2025년 8월 15일은 광복 80주년을 맞이하여 광화문 광장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경축식이 열리고, 광복절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가 개최된다. 인천보훈지청은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함께하는 특별 환승 투어 등 우리의 일상과 역사를 잇는 프로그램을 추진한다.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희생과 국민들의 간절한 염원이 모여 우리는 잃어버렸던 나라의 주권을 되찾고, 빼앗겼던 우리의 이름과 역사를 되찾았다. 광복절이 되면 우리는 그 빛의 의미를 다시금 곱씹어본다. 어둠을 뚫고 걸어온 순국선열의 발자취를 기억하며, 이 빛이 흔들리지 않도록 우리가 함께 걸어가야 할 길이 무엇인지 되새긴다. 그것은 앞으로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빛의 길을 다짐하는 길이다. 그러므로 광복절은 단순히 과거를 기념하는 날이 아니다.
광복절, 단 하루라도 그저 공휴일이 아닌, 독립운동가들의 헌신을 되새기고 앞으로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에 대해 생각하는 날이 되기를 바라 본다.
인천보훈지청 보훈과 이푸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