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기고문 ] 1950년 6월, 한반도는 전쟁의 포화 속에 휩싸였다.
한반도에서 시작된 전쟁은 국경을 넘어 전 세계의 문제로 확산되었고,유엔의 결의 아래 22개국에서 195만여 명의 참전용사가 대한민국 땅을 밟았다.
그중 4만여 명이 목숨을 잃거나 실종되었고, 10만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조국도, 언어도, 문화도 달랐지만 그들은 오직 ‘자유’와 ‘평화’라는 인류의 가치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가족도 친구도 없는 머나먼 땅에서 흘린 그 숭고한 희생 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존재한다.
매년 7월 27일은 ‘유엔군 참전의 날’이다.
이 날은 유엔 참전용사들의 헌신을 기리고, 우리가 결코 혼자의 힘으로 살아남은 나라가 아님을 되새기는 날이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가 함께 지켜낸 나라라는 사실을 기억하며, 그 희생 앞에 다시 한번 고개를 숙인다.
정전 70주년을 맞아 방한한 참전용사 3인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그중 한 명인 미국의 윌리엄 워드 씨는 70년 전 젊은 나이에 참전했던 경험을 회상하며, “그때로 돌아간다 해도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들은 순간, 가슴이 먹먹해졌다.
과연 나는 이름도 모르는 나라를 위해 목숨을 걸 수 있었을까.
낯선 나라의 자유를 위해 기꺼이 목숨을 걸겠다는 그 선택이 얼마나 대단한 용기였는지, 그 진심이 오랫동안 마음에 남아있다.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자유와 평화는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다.
그 배경에는 얼굴도 이름도 알지 못했던 수많은 이들의 용기와 희생이 있었다.
머나먼 나라에서, 오직 한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싸운 그들의 이야기는오늘 우리가 살아가는 평범한 일상 곳곳에 깊이 스며 있다.
그래서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이 평화가 누군가에게는 두렵고도 절박했던 시간의 끝에서 지켜낸 결과였음을.참전국의 청년들이 흘린 피와 땀이 잊히지 않도록,진심 어린 예우와 따뜻한 마음으로 그 의미를 이어가야 한다.
올해 유엔군 참전의 날을 맞아, 대한민국을 위해 싸운 모든 유엔군 참전용사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그 이름 없는 용기를, 그리고 그 숭고한 희생을.
-인천보훈지청 보훈과 변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