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미디어뉴스 최치남 기자 ] 인천 중구 영종국제도시 및 용유지역의 급격한 인구 증가와 공항 이용객 증가로 인한 응급의료 수요 확대에 따른 종합병원이 필요하다는 당위성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영종 주민들의 가장 큰 숙원 사업 중 하나가 바로 영종도 내 ‘종합병원 유치’이다.
실제로 영종지역에는 종합병원 부재로 응급·종합의료 서비스의 접근성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높다.
중구의회 한창한 도시정책위원장은 지난 6월 4일 제326회 제1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구에서 조금 더 융통성을 발휘한다면 100병상 규모의 병원으로 시작해서 손익분기점을 달성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주고, 영종지역의 지속적인 산업 및 주거 인프라 발달로 주민 유입이 계속돼 인구가 늘어난다면, 그때 가서 추가 병상을 확보하는 방법을 내놓아도 좋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지역 의료계에서는 내년 상반기에 준 종합병원이 신규 부지로 이전, 100병상 규모로 시작해 최대 300병상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또 필수 진료 강화를 위해 특히 소아과·산부인과 등 젊은 가정을 대상으로 진료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응급의료 현황과 관련, 먼저 인천국제공항 여객 증가에 따라 응급환자의 발생도 증가(2024년 전년 대비 15% 이상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응급의료기관 부족으로 ‘골든타임 확보’가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송 시간 역시 30분~1시간이 소요되고 있는 실정이다.
작년 5월 18일에 발생한 인천국제공항 근무자 심정지 사건은 공항 1터미널에서 근무하던 한 40대 남성이 심정지 증세로 쓰러져 즉시 119가 출동했으나, 영종지역 내에 24시간 응급의료기관이 없어, 인천 시내 대형병원까지 이송에 47분을 소요하는 바람에 도착한 후 심폐소생술이 이루어졌으나, 이미 ‘골든타임’을 놓쳐 사망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2023년 12월에는 운남동 아파트 단지 내 3세 아동이 고열로 경련을 일으켜, 보호자가 119로 신고한 뒤 인천 시내 종합병원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겨울철 도로 결빙과 교통체증으로 응급차량이 도착 및 이송에 1시간가량 소요됨에 따라, 부모가 극심한 불안을 호소했다.
다행히 병원에 도착 후 빠른 조치로 회복했으나, “섬에서 24시간 응급실이 있었다면, 훨씬 빨리 안정을 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부모의 의견이 많은 공감대를 형성했다.
영종주민에게 필요한 것은 ‘24시간 운영하는 응급실’이 있는 종합병원이다. 응급실 가동이 되는 병원을 유치하면 되는 것이지, 300병상이 필요한 건 미래의 다음 수순이다.
영종주민들은 “한시가 급한데 대형병원을 짓고 개원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너무 길다. 이대로라면 아무리 빨라도 4~5년 후가 돼야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텐데, 그 기간의 공백은 무엇으로도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한시라도 빨리 응급의료센터 및 수술 등의 위급상황을 타개해야 하는 시점에 빠른 개원 및 진료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인천지역 의료재단들이 영종국제도시 필수의료 확충 및 종합병원 개원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재단들은 기존 위치의 한계를 넘어 내년에 영종 소재 신규 부지에 개원, 100병상 규모로 시작하면서 진료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또 응급의학과, 소아과, 산부인과, 외과, 정형외과 등을 중심으로 진료하면서 감염병 대응을 위한 음압병실 및 선별진료소를 설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응급의료시설 설치는 지역응급의료센터 수준으로 업그레이드하고, 중증·다수사상자를 대응하기 위한 첨단 장비 및 의료진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향후 내년 하반기 영종구 출범에 맞춰 개원(100병상 시작)한 후, 오는 2027~2028년에는 병상을 300개 확충 및 응급센터를 전문화 단계로 완료하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방안을 내놓았다.
앞서 중구의회는 지난 6월 30일 제326회 제1차 정례회 본회의장에서 ‘영종국제도시 종합병원 건립’을 촉구하는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응급의료 및 필수 의료 인프라를 강화, 지역 의료 공백을 해소할 것 ▲정부와 인천시는 도서지역의 특수성을 반영한 국비 및 지방비 지원을 포함한 제도적·재정적 지원책을 마련할 것 ▲시와 LH 인천본부, 인천도시공사는 영종국제도시 내 종합병원 유치를 위한 구체적 계획을 즉시 수립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도록 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영종국제도시 지역은 인구 13만 명을 돌파하며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된 종합병원이 1곳도 없다(올해 4월 30일 기준).더욱이 영종지역에 있는 인천국제공항은 최근 4단계 건설사업으로 여객 1억 명 시대를 맞이했음에도, 싱가포르·도쿄 등 해외 주요 도시들과 달리 인근 10㎞ 이내에 감염병 특화병원이나 필수 기능을 수행하는 종합병원이 전무한 실정이다.
따라서 항공사고 등 대형 재난에 신속히 대응하고, 코로나19 등과 같은 신종 감염병을 초기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관문 도시’인 영종에 응급의료와 격리 치료 등의 기능을 갖춘 종합병원을 반드시 설립해야 한다는 게 중구의 논리다.
김정헌 구청장은 “송도국제도시와 청라국제도시는 인구 증가에 맞춰 의료 공백을 막고, 정주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시와 경제청이 적극 나서 대형 의료시설을 각각 800병상 규모로 송도 세브란스병원과 서울아산청라병원 건립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영종의 경우, 이러한 전폭적인 지원 없이 중구가 뛰고 있지만 사실상 어려운 점이 너무 많다”고 전제하고 “영종국제도시 종합병원 설립은 시대적 과제이므로, 구에서 예산 분담 의지가 있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행정.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