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미디어뉴스 이원희 기자 ]
예년보다 이르게 시작된 장마는 제주와 남부지방에서 이례적으로 빨리 끝났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매서운 폭염과 열대야가 채우고 있다. 지금 우리가 겪는 여름은 더 이상 과거의 그것이 아니다. 기후학자들이 "우리가 알던 전통적인 장마는 이미 사라졌다"고 단언하는 이유다.북태평양 아열대 고기압이 일본과 대만 부근을 넘어 제주 남쪽까지 북상하면서 기후 양상이 크게 바뀌고 있다. 지구 온난화로 대기와 해수 온도가 상승하면서 고기압의 세력도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여기에 '대서양-니냐' 같은 새로운 해양 현상까지 맞물려 북태평양의 대기 흐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결국 이는 장마의 실종과 극단적 폭염이라는 현실로 돌아오고 있다.이제는 단순한 '더운 여름'이 아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기후 재난이다. 올여름은 최고 37도에 달하는 무더위와 열대야, 국지성 소나기와 돌풍 같은 복합 재난이 예고돼 있다. 특히 남부지방의 장마 종료가 선언된 가운데 다음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낮 최고 37도를 기록하는 가 하면 열대야가 나타나는 곳도 있겠다.정부와 지자체는 예년 수준의 폭염 대책을 넘어선 실질적 대응에 나서야 한다. 쿨링 센터 확대, 취약계층 보호, 실시간 기후정보 제공 등 신속한 조치가 필요하다. 개인 또한 무더위 속 건강을 지키기 위한 자기방어 수단을 철저히 갖춰야 한다.이상기후는 우연이 아니다. 인간이 초래한 환경파괴와 탄소 배출의 결과다. 지금 필요한 것은 '슬기로운 지구살이'다. 기후 위기를 '이상 현상'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일상의 변화로 받아들이고, 그에 맞는 생활과 정책 전환을 고민해야 할 때다. 지구가 보내는 경고음에 귀를 막는다면, 그 대가는 고스란히 우리의 삶에 돌아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