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미디어뉴스 이원영 기자 ] 매년 봄이면 한반도를 찾아오는 불청객이 있다. 바로 황사다. 몽골 지역의 사막화지역에서 부는 모래폭풍이 기압골을 만나 상승기류를 타고 올라가 북서풍을 타고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면 황사가 된다. 오는 길에 중국 공업지역 공해성 화학먼지들과 만나면 유해성 높은 미세먼지가 되기도 한다. 지구촌에 늘어난 탄소배출로 인한 기후변화로 갈수록 사막화와 미세먼지는 심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걱정과 불평만 하고 있을 수 없다며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들이 있다. 바로 인천시민들이다. 활동에 힘을 실어주는 기관은 바로 전국적으로 가장 모범적인 ODA(공적개발원조)를 펼치고 있는 인천광역시다. 2025년에도 인천희망의숲시민협의회를 비롯한 인천시민들과 인천광역시는 기후변화로 인한 몽골 사막화를 막고 황사와 미세먼지 피해를 줄이기 위해 몽골에 ‘인천희망의 숲’을 만들기 위해 간다.
2008년 시민모금으로 시작한 ‘몽골 인천희망의 숲’은 올해로 18년차를 맞았다. 그간 몽골의 3개 지역에 코로나 2년을 제외하고 16년째 나무를 심고 있다.
1차 조림지인 바양노르솜에 심은 어린아이 무릎 높이의 묘목은 자라서 지금은 키가 5~6미터나 된다. 그야말로 상전벽해가 따로 없다. 축구장(FIFA기준 125m*85크기) 1개 크기인 1ha의 숲은 주변 5ha의 땅을 사막화되지 않도록 막아준다.
인천희망의숲은 그간 축구장 154개 넓이인 총 154ha면적의 사막화 진행지역에 241,900여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즉 축구장 770개 크기인 770ha의 땅을 사막화되지 않도록 막는 효과를 가져온 셈이다.
몽골 국토관리 당국에 따르면 전체 면적의 76.9%에서 사막화가 진행 중이라고 한다. 과거에 정강이 높이를 넘어서 자라던 풀들이 점차 사막화가 되면서 남아 있는 풀들은 발목 높이를 넘지 못하는 곳이 많다. 이런 와중에 인천희망의 숲이 조금씩이나마 사막화를 줄이고 있는 것은 다행이다.
처음 인천희망의숲 사업을 시작할 때 냉랭하던 분위기와는 달리 요즘은 몽골 주민들과 학생들도 나무 심기에 큰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고 있다. 수년째 협업을 하고 있는 조림지 주변지역 울란바토르 74학교에서도 나무 심기와 환경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단적인 예로 지난 2024년 가을에 인천에서 간 우리 조림 자원활동단 일행을 안내해 준 현지 가이드는 몽골 내 한국어가이드협회 사람들을 조직하여 인천희망의 숲에 본인들 자비를 들여 수 백 그루 나무를 함께 심었다고 한다. 앞으로 그 활동을 더 많이 알리고 확대해나가 더 많은 몽골사람들이 자신들의 숲과 자연을 지키겠다고 다짐하는 모습을 보았다.
그래서 인천사람들은 올해도 몽골로 길을 나섰다. 5월21일부터 25일까지 학생 21명, 성인 21명 총 42명의 인천시민들은 성긴하이르한으로 나무를 심으러 떠난다. 이들은 4박 5일 동안 인천시민들을 대표해서 사막화지역에 나무를 심고 물을 주고 몽골 사람들과 만나 교류와 협력의 시간을 가진다. 특히 한국과 몽골의 학생들은 숲대문을 열어라, 자연물 목걸이 만들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함께 하며 정을 나누고 운동회로 친목을 다질 예정이다.
봄부터 늦가을까지 생육기간이 거의 7~8개월이고 강수량이 풍부한 우리나라와는 달리 몽골은 연강수량이 200mm 남짓이고, 그나마 강수량의 90% 정도가 겨울에 폭설로 내린다. 더구나 겨울에는 기온이 영하 30~40도까지 내려간다. 이런 기후 악조건에서는 나무들이 더디게 자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처럼 쑥쑥 자라지 않는다고 나무 심기 효과가 없다고 하는 것은 욕심이고 무지일 따름이다. 오늘 나무를 심는 사람들의 노력이 커다란 도화지에 작은 점 하나 찍는 정도의 효과일지 모르지만, 네가 찍고 내가 찍고 우리가 함께 찍어나가다 보면 언젠가 점이 선이 되지 않겠는가? 그런 나비효과들이 만나 ‘숲의 행진을 만들고 사막의 전진을 끝낼 날’이 오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