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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 2040 도시기본계획안

-공허한 환경도시 구호 대비 도시개발에 대한 한껏 부푼 희망이 느껴진다

인천시가 도시의 미래비전과 체질개선을 가늠할 일련의 좌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것은 도시에 대한 계획과 운영에 필요한 기본적인 원칙은 물론 향후 인천시가 지향할 도시의 정체성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다만, 그에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측면이 분명 있지만 과연 실현될 가능성이라든가, 그럴 만한 인천시의 실제 의지가 있는지 의아스럽다.

 

인천시가 지난 27일 내놓은 ‘2040 인천도시기본계획(안)’을 보면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중점으로 삼은 성장을 위해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환경도시’ 목표를 내세웠다. ‘행복하게 세계로 나아가는 환경도시 인천’을 도시 미래상으로 설정했다는데 ‘환경’과 ‘바다’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 구상이었다. 한마디로 환경특별시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제해양도시로의 재정립 포부를 밝힌 것이리라.

 

이에 앞서 인천시는 전국 243개 지방정부와 ‘2050 탄소중립’ 공동선언에 나서기도 했었다. 지난 24일 서울서 진행된 2050 탄소중립 공동선언에 동참, 탄소중립을 위한 지자체의 역할에 적극 나설 것을 표명했다. 이 자리에서 시는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수립한 구체적인 계획들을 차근차근 실천해 나간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주지하다시피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탈석탄동맹(PPCA)에 가입했다. 이어 12월에는 시와 8개 구가 합동으로 탈석탄금고를 선언했다. 이후 올 4월에는 ‘제3차 인천시 기후변화 대응 종합계획’을 수립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배출량(6천600만 tCO2-eq) 대비 2030년에는 30.1%, 2040년에는 80.1%로 감축하겠다고 공언했다.

 

대단히 의욕적인 인천시의 모습이다. 다각도로 선도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헌데, 몇 가지 면에서 실현을 기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첫째,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환경도시로 가기 위한 길목에 기후변화 대응과 탄소중립이라는 고비가 있다. 또한 에너지전환과 지역에너지체계도 핵심 이슈다. 하지만 이들이 2040 도시기본계획안에 중심기조로는 보이지 않는다. 대신 원도심 활성화와 균형발전, 혁신형 미래첨단산업 육성, 경인선 지하화와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계획인구 확보 등이 도드라진다. 어쩌면 도시기본계획을 짜는 부서가 도시계획이나 도시개발 관련 부서여서 인지는 모르겠다. 설령 그렇게 이해하더라도 매우 아쉽고 허탈한 대목이다.

 

둘째, ‘의욕적’, ‘적극적’, ‘선도적’, 게다가 ‘다각적’이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손색이 없는 구상이 현실태로 변환하기 위해서는 사람과 예산과 체계적인 조직이 전제되어야 한다. 이제껏 언급한 기후변화 대응, 탄소중립, 탈석탄, 지속가능한 환경도시, 국제해양도시가 선언이나 문서로 이뤄질 일인가? 게다가 오는 2023년 12월에 개최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인천에 유치하겠다고 공표한 마당이다. 조직과 사람이 너무나 중요한 일이다. 특히 인천시 행정에서 하는 일이니 필요한 조직체계를 갖추고 힘을 실어주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그런데 현 조직체계는 물론이고 진행 중인 조직개편에서 그를 위한 고민이나 노력의 흔적을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의 조직을 보면 기후변화 대응에 4명으로 이뤄진 1개 팀이 나서고 있다. 법정업무·지속사무 등을 빼고 나면 탄소중립,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책임실무를 1명이 도맡고 있다. 힘이 실리기는커녕 기본적인 미래비전 추진력조차 담보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나마 지난 3월 출범한 환경특별시추진단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이미 입법예고까지 마친 ‘행정기구 설치조례 일부개정안’은 환경단체의 우려와 문제 제기에도 불구하고 무난히 원안 확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가능한 환경도시, 기후변화 대응에는 턱없이 모자란 채로.

 

결국 수를 헤아리기 어려운 고언에도 불구하고 공허한 환경도시 구호 대비 도시개발에 대한 한껏 부푼 희망이 여전히 느껴진다. 초록 물을 들였으나 실상은 거대도시를 위한 치장에 지나지 않는 ‘그린 워싱’ 마케팅이라는 의심은 너무 지나칠까? 박남춘 인천시장을 비롯해 현 시행정은 스스로 그간 내놓은 선언과 구상에 대해 내실을 따지는 한편 회의와 불신을 대신할 의지와 신뢰를 인천시민 앞에 드러내기를 바란다.

 

2021년 5월 30일

 

가톨릭환경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