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미디어뉴스 조정민 기자 ] “세종병원은 원내 환자이송도 ‘스마트’합니다.”
인천세종병원 11A병동에서 근무하는 이채민 간호사는 검사, 물리치료 등을 위해 입원환자를 이송시킬 때 애간장을 태웠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 불과 몇 개월 전만 해도 환자이송을 전담하는 이송 사원이 전화를 안 받으면, 모든 업무가 일시 중단되곤 했다.
다른 이송 사원을 섭외하느라 진땀을 빼면서도 쉴 틈 없이 본연의 업무를 해야 하는데, 혹여 이것 때문에 간호업무에 실수라도 하면 이른바 맨붕에 빠지게 마련이었다.
환자 입장에서도 불만이었다. ‘자신이 언제 움직이냐’는 물음에 속 시원히 답하는 사람은 없었다. 이송 사원도 할 말은 많다. 전화를 받기 싫어서 안 받는 게 아니다.

이미 환자를 이송 중일 때는 전화조차 받기가 어렵다. 바쁠 땐 동료 이송 사원에게 도와달라고 개인적으로 부탁하기 일쑤다. 이송 할당이 혼자에게 몰릴 때는 그야말로 정신이 하나도 없는데, 수화기 너머 의료진의 요청사항을 빠짐없이 머릿속에 기억해야만 하는 건 큰 스트레스였다. 개인 휴대 전화번호가 이미 여기저기 알려진 것도 불만이었다.
그러다 지난해 11월 ‘세종병원 환자이송 어플리케이션(App)’이 적용되면서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스마트폰 앱으로 실시간 업무가 공유되고 확인할 수 있게 되다 보니 간호사, 이송 사원, 환자의 불편이 모두 사라졌다.
도착지 등 요청을 구두가 아닌 스마트폰 화면으로 명확히 전달할 수 있게 되고, 환자이송 전·후 바코드로 환자 팔찌를 태그해 환자 정보를 정확하게 확인하게 하는 등 실수를 원천 차단했다.
전 이송 사원이 동시에 이송요청을 확인할 수 있어 특정 이송 사원 쏠림 현상도 없어졌다. 이송 사원이 실시간 환자이송 상황에 따라 간호사의 이송신청을 취소할 수도 있다. 타 부서 이송 사원이라도 환자이송 동선 내에 있다면 요청을 접수해 이송하는 등 효율성도 높였다. 무엇보다 더는 간호사가 이송 사원을 섭외하느라 전화기를 붙들지 않아도 된다.
인천세종병원 이채민 간호사(11A병동)는 “환자이송과 관련해 걱정과 불편은 이제 없다”며 “무엇보다 환자에게 보다 신속·정확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이사장 박진식)이 도입한 환자이송앱이 의료진 및 이송 사원, 환자 등을 모두 만족시키며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25일 세종병원에 따르면 병원 내에서 이송하는 환자의 안전성·신속성·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환자이송앱을 개발, 지난해 11월 부천세종병원·인천세종병원 의료 현장에 적용했다.
환자이송앱은 병원의 전자의무기록시스템(EMR)과 연동된다. 간호사와 이송 사원 간 실시간 소통 및 협업을 가능하게 하고, 환자이송 동선 등 전 과정을 스마트폰으로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업무 구성원들의 만족도도 높다. 최근 세종병원에서 진행한 환자이송앱 만족도 조사에서 설문에 참여한 간호사 및 물리치료·영상의학팀 직원 352명이 95.7%의 만족도를 보였다. 설문에 참여한 이송 사원 11명은 100% 만족 응답을 했다.
혜원의료재단 세종병원 박진식 이사장은 “어찌 보면 간단한 디지털 기술 적용으로 큰 효과를 본 사례다. 더 필요한 부분은 꾸준한 업데이트로 보완할 계획”이라며 “보다 안전하고, 신속·정확하며, 스마트한 의료체계를 갖추기 위해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개발 및 적용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