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시, ‘자립 경제·스마트 영농’ 투트랙으로 미래 농업 선도

  • 등록 2025.11.27 10:3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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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자원 결집한 '신활력플러스'로 농촌 경제 생태계 재편... 자립 기반 구축

 

[ 한국미디어뉴스 이종철 기자 ] 기후 위기로 인한 재배 환경의 급변과 쌀 소비 감소에 따른 가격 불안정은 오늘날 대한민국 농촌이 직면한 가장 큰 파고다.

 

이러한 위기 속에서 정읍시가 농업의 체질 자체를 바꾸는 근본적인 혁신에 나섰다.

 

정읍시는 지역 내 민간 조직의 역량을 결집해 자립형 경제 구조를 만드는 ‘소프트웨어 혁신’과,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기술을 현장에 입히는 ‘하드웨어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며 농업의 미래 지도를 다시 그리고 있다.

 

민간이 주도하고 행정이 밀어준다...‘자립형 농촌 경제’ 생태계 조성

 

정읍시 농정의 첫 번째 핵심 키워드는 ‘자립’이다.

 

관 주도의 일방적인 지원에서 벗어나, 지역에 흩어진 자원과 민간 조직을 하나로 묶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그 중심에는 2022년부터 2025년까지 4년간 70억원이 투입되는 ‘농촌신활력플러스 사업’이 있다.

 

이 사업은 ‘맛·멋·향 서로이음 로컬그룹 비즈니스 모델 구축’이라는 비전 아래 인력 육성, 산업 육성, 지역 상생 등 3대 분야 10개 세부 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 약 100여 개의 액션그룹이 발굴돼 실제 사업화 단계에 진입했으며, 이들은 지역의 유무형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인프라 구축이다.

 

시는 액션그룹들의 활동 거점이 될 ‘혁신공간공유센터’를 북면 일원에 조성 중이다.

 

2026년 하반기 준공을 목표로 하는 이 센터는 교육, 회의, 교류를 위한 핵심 공간으로, 지역 활동가들이 모여 아이디어를 나누고 협업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시 관계자는 “민간 조직과 지역 자원이 주체가 되는 농촌 혁신 구조가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사업 종료 이후에도 민간 중심의 자립형 경제 구조가 유지될 수 있도록 운영 모델을 고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쌀만 바라보던 시대 지났다”... 타작물 전환과 유통 혁신으로 소득 다각화

 

경제 활성화의 또 다른 축은 과감한 품종 전환과 유통 구조 개선이다.

 

쌀 공급 과잉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읍시는 올해 벼 재배 면적 조정 목표였던 1458ha를 넘긴 1732ha를 타작물로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논콩과 가루쌀 등 전략 작물 재배를 대폭 확대해 쌀값 하락 방어와 농가 소득 증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또 늘어나는 논콩 생산량을 처리하기 위해 샘골농협과 신태인농협의 선별 시설을 증설해 총 4개소로 확대했으며, 2026년까지 정우면에 시간당 3톤 처리가 가능한 종합처리장을 신규 건립할 예정이다.

 

이는 생산부터 선별, 유통까지 이어지는 기반 시설을 완비해 농가가 판로 걱정 없이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다.

 

이러한 노력은 유통 분야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정읍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는 수박, 토마토 등 11개 품목의 공선출하회를 조직화해 백화점과 대형 유통업체에 안정적으로 납품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2025년 전북특별자치도 통합마케팅 운영 실적 평가에서 A등급을 획득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울러 농업에 관광을 입힌 ‘경관농업’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고 있다.

 

올해 29.3ha 규모의 경관 작물 재배지를 조성해 유채, 메밀, 해바라기 등 사계절 꽃이 피는 들녘을 만들었다.

 

이는 관광객 유입을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정읍형 경관농업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데이터로 짓는 농사...‘스마트 과학영농’으로 기후 위기 넘는다

 

경제적 기반 위에 정읍시가 쌓아 올리고 있는 것은 ‘첨단 기술’이다.

 

최근 기후 변화가 농업 현장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떠오르면서, 정읍시는 데이터에 기반한 정밀 농업 시스템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국비 포함 4억 원을 투입해 ‘기후변화 대응 과학영농 통합관제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농가별 온도, 습도, 광량, 이산화탄소 농도 등 환경 데이터와 작물의 생육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농촌진흥청의 작물 생육 예측 모델과 연동돼 농가에 맞춤형 컨설팅 메시지로 제공된다.

 

올해 12월 중순부터 본격적인 서비스가 시작되면 토마토, 딸기 등 시설 원예 농가는 최적의 환경 제어를 통해 품질 향상과 생산량 증대를 기대할 수 있게 된다.

 

아울러 시는 올해 43억 5000만원을 들여 비닐하우스 신축, 에너지 절감 시설 설치 등 시설원예 현대화 사업을 추진하며 스마트 농업을 위한 하드웨어 기반도 탄탄히 다졌다.

 

기후 적응형 품종 개발도 가시화되고 있다.

 

정읍시는 3년여의 실증 시험 끝에 지역 환경에 최적화된 벼 신품종 ‘전주684호’를 최종 선발했다.

 

이 품종은 기존 주력 품종인 신동진에 비해 병해충에 강하고 고온 등숙율이 좋아, 이상 기후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확이 가능하다.

 

시는 올해 청사 식당 시식회 등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정읍 맞춤형 쌀’로 육성할 계획이다.

 

약용·치유 산업 융합...‘농생명 바이오 거점’으로 도약

 

정읍시의 시선은 1차 생산을 넘어 고부가가치 바이오 산업으로 향하고 있다.

 

정읍시는 최근 전북특별자치도 농생명산업지구(약용·치유 분야) 예비지구로 선정되며 향후 5년간 50억 원을 투입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했다.

 

전국적인 지황 주산지이자 치유농업 선도 도시인 정읍의 강점을 살려, 약용 작물의 생산·가공·유통에 치유와 관광을 결합한 융복합 산업 모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약용 작물 계약 재배를 확대하고, 기능성 식품 가공 공장을 신설하며, 쌍화차 거리와 연계한 관광 상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져 온 ‘정읍 지황 농업시스템’의 국가중요농업유산 지정도 추진 중이다.

 

이는 정읍 농업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는 동시에, 농촌 관광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학수 시장은 “인력과 조직을 키우는 경제 활성화 정책과 데이터 기반의 스마트 기술 도입은 정읍 농업의 양 날개”라며 “농업인이 체감할 수 있는 소득 증대와 더불어,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지속 가능한 농업 환경을 만드는 데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이종철 기자 winterr196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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