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미디어뉴스 김서안 기자 ] 이현재 하남시장이 2025년 9월 15일부터 18일까지 3박 4일간 싱가포르를 방문해 ‘복합도시개발 사례’를 벤치마킹하고 돌아왔다.
표면적으로는 ‘K-스타월드’ 및 교산신도시, 캠프 콜번 등 하남시의 대형 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정책적 참고라지만, 반복되는 해외 방문과 구체적 성과 없는 결과에 대해 지역 사회는 또다시 “예산 낭비”라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이번 싱가포르 방문은 대한국토도시계획학회 부회장인 최창규 한양대 교수의 자문에 따라, ‘워크+라이브+플레이(Work+Live+Play)’ 복합개발 모델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현재 시장은 세계적 석학과의 만남, 대형 공연장의 경제 효과 분석, 마리나베이 샌즈의 성공 사례 검토 등을 통해 하남시의 도시개발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미 몇 차례에 걸친 해외 방문의 전례를 떠올리며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과거 미국 기업과의 협업을 명목으로 진행된 K-스타월드 관련 해외 출장에서도 실질적인 투자 유치나 성과 없이 혈세만 낭비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싱가포르의 복합개발 모델은 단순한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기에는 상당한 구조적 차이가 있다.
싱가포르는 도시 전체가 고도로 계획된 국가이며, 마리나베이 샌즈와 같은 프로젝트는 국가 차원의 자본과 글로벌 투자 유치 전략이 동시에 작동한 결과다.
이를 지방자치단체 단위인 하남시에 그대로 적용하려는 시도는 현실과 괴리가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 역시 “대규모 공연장 건립, 복합개발 모델의 단순한 수입은 오히려 도시재정에 부담만 줄 수 있다”며, “현실성 없는 복사식 행정은 공공자산의 비효율적 사용으로 귀결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시장은 벤치마킹 과정에서 테일러 스위프트, 콜드플레이, 레이디 가가 공연 등의 경제 효과를 강조했지만, 이는 글로벌 관광 허브인 싱가포르에서나 가능한 모델이다. 연간 수천만 명의 외국 관광객이 찾는 도시와 수도권 위성도시인 하남시를 단순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라는 분석이다.
하남시가 추진 중인 K-스타월드는 여전히 사업 규모, 투자자, 접근성, 운영계획 등 많은 부분이 불투명한 상태다.
대규모 공연장과 호텔, 상업시설을 계획하면서도 교통대책, 소음 문제, 유지비용 등 필수 검토 사항에 대한 실질적 준비는 부족한 상황이다.
하남시의 핵심 간부들까지 대거 동행한 이번 벤치마킹 출장에 드는 예산 규모와 구체적 일정, 활동 성과 공개가 투명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시민들의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출장 후엔 늘 같은 보고서만 남는다’는 비판이 반복되며,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냉소가 뒤따른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진짜 필요한 건 현장의 목소리와 실현 가능한 실행계획이지, 해외 고급호텔과 대형 공연장을 둘러보는 관광성 출장 보고가 아니다”라며 “이런 벤치마킹이 반복될수록 행정 불신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번 싱가포르 방문이 또 하나의 ‘해외 출장 다녀오기’에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하남시는 이제라도 냉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시민들과 소통해야 한다.
무엇보다 K-스타월드 등 대규모 개발사업의 명분보다는 실현 가능성과 시민 편익을 우선하는 행정이 필요하다.
예산은 시민의 혈세이며, 시간은 하남시의 미래다. 더 이상 실패한 전례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란다.